쉼. 먼지 맛 담배 한모금

하나야, 두리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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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야, 두리야.

터돌 2012. 4. 18. 23:20




길고 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젓가락 땅에 꽂듯이 내린다.


며칠전 

쓰레기 까만 봉지들 사이에 

몸을 웅크리며 낑낑대던 녀석들

손이라도 내밀면 

부족한 엄마젖 찾듯이

손가락을 쪽쪽 빨던...

큰형 해리의 사료를 빻아서 먹이고

평소 마시지도 않던 우유를 사서 데우고

(니들 덕분에 내가 라떼를 마셨다...)

며칠 눈이라도 뜨게 돌보았는데

오늘 오후 동네 아이들과 함께

놀더니 

쏟아지는 비속에 어찌되었나 

손전등 들고

이리저리 휘휘 찾아보았다. 

다들 따뜻한 가족 안에 있기를


동네 아줌마들 옥수수 파티에

우적우적 잘도 먹는 모습을 기억하셨는지

오늘 저녁 또 따뜻한 한끼가 되는구나.


산동네의 일상은

서로를 잘 돌보면서 지나야 하겠다.


- 녀석들 이름은 하나와 두리로 지었었는데... 나중에 또 보자꾸나. 

- 해리형이 나중에는 반갑게 맞을꺼야